티스토리 뷰

목차


    아기 수면 교육하는 사진

    밤새 아기를 달래다 겨우 눕혔는데 30분 만에 또 울음이 터진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첫째를 낳고 나서 그 터널이 얼마나 긴지 몸으로 느꼈습니다. 지금은 저희 집 두 아이 모두 저녁 8시에서 8시 30분이면 스스로 잠자리에 드는데, 그게 가능해진 건 수면교육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면의식,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수면교육을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생후 6~8주입니다. 이 시기에 서캐디언 리듬(Circadian Rhythm)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서캐디언 리듬이란 인체가 약 24시간 주기로 낮과 밤을 구분하는 생체시계를 뜻하는데, 이 리듬이 자리를 잡아야 아이가 밤에 더 길게 잘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집니다. 6주 이전에는 이 생체시계 자체가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수면교육보다는 충분한 수유가 우선입니다(출처: 대한소아과학회).

    그렇다면 수면의식은 무엇인지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수면의식(Bedtime Routine)이란 아이가 "이제 잘 시간이구나"라고 예측할 수 있도록 매일 같은 순서로 반복하는 일련의 행동을 말합니다. 목욕, 로션 바르기, 수유, 자장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고, 전체 시간은 15~30분 안에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저희는 목욕 후 로션을 바르고 조명을 어둡게 낮춘 뒤 같은 자장가를 틀어주는 루틴을 반복했습니다. 지금 세돌이 된 첫째가 여행을 가서도 목욕을 하고 나면 바로 잠을 자려고 눕는 모습을 보면,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실감합니다. 좋은 쪽으로 무서운 거지만요.

    수면의식을 만들 때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진행할 것
    • 루틴은 2~3가지로 단순하게 구성할 것
    • 총 소요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을 것
    • 수유를 루틴의 마지막 순서로 놓지 않을 것 (먹고 바로 잠드는 습관 방지)

    밤중수유, 언제 줄이고 언제 끊어야 할까요

    밤중수유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준을 하나 드리면, 아이가 먹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최소 시간은 개월 수에 2~3시간을 더한 값으로 봅니다. 생후 2개월이라면 최소 4~5시간, 6개월이 되면 성인과 비슷하게 7~8시간은 수유 없이 잘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6개월 이전에 밤중수유를 끊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 가지 방법으로 드림피드(Dream Feed)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드림피드란 아이가 잠든 상태에서 부모가 자기 전에 한 번 더 수유해 두는 것을 말하는데, 밤 9시에 막수를 한 아이를 부모가 자는 시간인 11~12시에 살 짤 깨워 먹임으로써 새벽 2~3시의 수유 공백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드림피드를 한동안 써봤는데,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서는 오히려 안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지막 분유를 충분히 먹고 자면 다음 날 아침까지 별도 수유 없이도 잘 자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드림피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제 경험상 아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줄여가는 것이 아이 스스로 수면을 조절하는 데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마다 기질과 수유량이 다르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면서 조절하는 것을 권합니다.

    수유량도 포인트입니다. 새벽에 깨서 먹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평소 양보다 적게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배가 차야 잠든다는 생각에 양껏 먹이고 싶어지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먹는 것 자체가 수면 연상(Sleep Association)이 되어버리면 나중에 끊기가 더 어렵습니다. 수면 연상이란 아이가 잠드는 데 특정 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학습하는 것을 말하는데, 수유나 안아주기가 이에 해당하면 그 조건 없이는 잠들지 못하게 됩니다(출처: 미국수면의학회).

    일관성, 수면교육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한 것

    수면교육 방법은 퍼버법(Ferber Method), 베이비 위스퍼(Baby Whisperer), 그리고 무작정 울리는 방식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퍼버법이란 아이가 완전히 잠들기 전에 눕히고, 울더라도 처음에는 2~3분 기다렸다가 달래는 것을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간격을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베이비 위스퍼는 울면 바로 안아주되, 잠들기 직전에 다시 눕히는 것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덜 울리고 싶은 분들에게 맞습니다.

    저는 첫째 때 퍼버법을 중심으로 진행했는데,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방법 자체보다 조부모님이 오셨을 때였습니다. 아기가 울고 있는데 그냥 두는 걸 보시면 너무 불편해하셨거든요. 그래서 둘째 때는 수면교육이 완료될 때까지 조부모님이 올라오시지 않도록 조율했고, 저와 아내 둘이서만 진행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주변 환경 정리가 방법 선택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또 하나 결정적인 요소가 있는데, 저희 집에서 아이들 수면교육이 잘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빠인 제가 같이 자면서 교육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아기가 조금만 뒤척여도 반사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아빠는 상대적으로 덜 예민하게 반응하니 아이도 조금씩 스스로 다시 잠드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지금도 첫째, 둘째 모두 아빠랑 자면 정말 잘 잡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공통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결국 일관성입니다. 수면교육을 시작했다면 최소 2주는 같은 방식을 유지해야 합니다. 3시간 울리다가 갑자기 3분으로 바꾸거나, 분리수면을 했다가 합쳤다가를 반복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규칙이 없는 환경에 있는 셈이라 오히려 불안감이 커집니다.

    지금 저희 아이들은 8시에서 8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들고, 들어가서 30분 정도 있다가 스스로 잠이 듭니다. 완전한 분리수면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자고 나면 집도 정리하고 아내와 둘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부모가 잘 쉬어야 다음 날 더 좋은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건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진심으로 공감하게 됐습니다.

    수면교육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 부모를 위한 것인지 묻는다면, 저는 둘 다라고 답하겠습니다. 수면의 질이 높아진 아이는 성장호르몬 분비도 활발해지고 집중력과 기억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쉰 부모는 아이에게 더 많은 에너지와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시작이 막막하다면 일단 수면의식 하나만 정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육아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kXuOhCy29jY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