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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면서, 저도 처음엔 무조건 달래는 게 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기분이 조금만 안 좋아도 바닥에 드러눕고, 물건을 집어던지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그때서야 이건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떼쓰기,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직접 겪으며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떼쓰기의 원인, 아이가 나쁜 게 아닙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아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평소엔 그렇게 순한 아이가 마트에서,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드러눕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에서 떼를 쓸 때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저 혼자 두 아이를 보는 상황이라 한 명을 붙잡으면서 다른 아이를 달래야 하니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판이었습니다.
아이 떼쓰기의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학습합니다.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을 얻은 경험이 있으면, 그 행동을 반복합니다. 이것을 행동 강화(Behavioral Reinforcement)라고 합니다. 여기서 행동 강화란 특정 행동 뒤에 원하는 결과가 따라올 때 그 행동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되는 심리 원리입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울고 소리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원하는 걸 얻는 방법이었던 겁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아동발달지원 자료에 따르면, 2~3세 아이의 자기 감정 표현 능력은 아직 발달 중에 있으며, 언어보다 행동으로 욕구를 표출하는 것이 이 시기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즉, 아이가 나쁜 게 아닙니다. 그 행동을 계속 써도 된다고 가르쳐온 환경이 문제인 겁니다.
소거법, 단호함 없이는 효과가 없습니다
제가 처음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기 시작했을 때, 아이의 저항은 오히려 더 심해졌습니다. 더 크게 울고, 더 오래 버티는 거였습니다. 처음엔 내가 너무 심하게 하는 건 아닐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30분씩 걸리던 게 10분, 5분으로 줄더니 나중엔 한 번 단호하게 말하면 금방 진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방법을 소거법(Extinction)이라고 합니다. 소거법이란 특정 행동 뒤에 따라오던 보상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그 행동 자체를 점차 사라지게 만드는 행동수정 기법입니다. 쉽게 말해, 떼를 써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경험하게 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일관성입니다. 엄마 컨디션이 나쁜 날, 바쁜 날 한 번이라도 들어주면 아이는 그날의 경험을 기억합니다. "더 세게, 더 오래 울면 결국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겁니다. 소거법이 효과를 내려면 무너지지 않는 일관성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떼를 쓸 경우, 저는 그 자리에서 훈육하는 것보다 아이를 데리고 그 장소를 아예 떠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는 장소에서 떠나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명확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애착형성이 훈육의 기반이 됩니다
단호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상태여야 훈육이 제대로 먹혔습니다. 부모의 무시를 두려워하거나 관계 자체가 불안정하면, 아이는 더 격렬하게 행동으로 존재를 알리려 합니다.
애착형성(Attachment Formation)이란 아이와 주 양육자 사이에 형성되는 정서적 유대 관계를 뜻합니다. 이 애착이 안정적으로 형성된 아이는 부모의 말을 더 잘 따르고, 감정 조절도 더 수월하게 됩니다. 반대로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훈육 자체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큰아이가 음식을 흘려서 소리를 지르던 날, 혼내는 대신 물티슈를 건네줬더니 혼자 닦으려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같은 상황에서 아이는 소리를 지르는 대신 물티슈를 달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내가 다 해주는 게 편하고 쉽지만, 그게 아이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는 걸요.
아이가 떼를 쓰지 않아도 부모가 합리적인 요구를 들어준다는 믿음이 쌓여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굳이 떼라는 수단을 쓸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자기 조절력, 평생의 능력으로 키워야 합니다
떼쓰기 훈육은 단순히 말 잘 듣는 아이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진짜 목표는 아이가 자기 조절력(Self-Regulation)을 갖추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 조절력이란 감정, 행동, 욕구를 스스로 인식하고 통제하는 능력으로, 학업 성취도와 사회적 관계 형성에 깊이 관여하는 핵심 역량입니다.
아이가 감정 조절이 안 될 때, 저는 혼내는 대신 혼자 진정할 시간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그 시간이 길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시 와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분명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기 조절력을 키우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난감을 갖고 논 뒤 제자리에 두는 습관 들이기
- 식사 후 자기 숟가락 정도는 스스로 치우게 하기
- 원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도록 유도하기 (언어 발달 자극)
- 안 되는 것은 이유를 짧게 설명하고, 대안을 함께 찾아주기
- 감정이 격해졌을 때 혼자 진정할 시간을 주고 기다리기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유아기부터 일상적인 규칙과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정서 발달과 자기 조절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규칙이 아이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떼쓰기를 고치는 과정은 길고 지칩니다. 며칠 하다가 포기하면 오히려 아이가 더 세게 떼를 쓰는 결과로 돌아옵니다. 중간에 흔들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저는 이게 지금 당장의 편함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지금 단호함이 나중에 아이가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를 보면서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육아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심리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심각하다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나 발달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