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제가 화를 잘 다루는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6개월, 21개월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면서 웬만한 건 버텨왔다고 자신했는데, 7월 들어 첫째에게 필요 이상으로 화를 냈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 화를 낸 기억이 아이 마음속에 어떻게 남는지, 그 기억을 실제로 지울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을 텐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예측 불가능한 감정 표현이 아이에게 남기는 것부모가 욕을 했다, 큰 소리를 질렀다. 이걸 들으면 많은 분들이 "욕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아동심리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시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욕이나 부정적인 메시지보다 훨씬 더 아이를 힘들게 하는 건 부모의 감정이 언제 터질지..
책을 열심히 읽어주는데 왜 아이는 중학생이 되면 교과서를 못 읽을까요? 저도 36개월, 21개월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매일 밤 한 권씩은 꼭 읽어주려 애쓰는데, 정작 방향이 맞는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영유아 독서의 진짜 목적이 '지식 전달'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서야, 제가 매일 밤 하던 그 시간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이해됐습니다. 책 읽어주기는 상호작용 놀이다 저는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그 내용이 머릿속에 쌓이고, 그게 나중에 공부 밑천이 된다고요. 그래서 전래동화 다음엔 한국사 전집, 그다음엔 세계사 전집 순서로 골라주면 되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아이들은 책 내용에 반응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목..
솔직히 저는 아이를 혼낼 때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36개월, 21개월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 감정이 들쑥날쑥하거든요. 그러다 쇼핑몰에서 첫째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걸 보고서야, 문제가 아이가 아니라 제 언어에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습니다. 훈육의 핵심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말을 꺼내는 방식과 그 타이밍에 있습니다.언어 선택 하나가 아이의 자아상을 바꾼다아이에게 "숙제 왜 안 했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스스로를 '잘못한 아이'로 규정합니다. 반면 "숙제 왜 못 했어?"라고 바꾸면, 아이는 그 이유를 스스로 되짚기 시작합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전자는 판결의 언어이고 후자는 탐색의 언어입니다. 여기서 판결의 언어란 부모가 이미 결론을 내린 채 아이에게 확인만 ..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이유는, 아이 때문에 화가 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저 자신 때문에 화가 나는 겁니다. 36개월, 21개월 연년생 아들 둘을 키우면서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충격이 었습니다. 밥상 앞에서, 어린이집 가는 현관 앞에서, 장난감을 집어 던지는 그 순간마다 제가 욱했던 이유가 전부 저한테 있었다는 걸, 그제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기질 차이를 몰랐던 저의 실수아이들은 저마다 타고난 기질(temperament)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여기서 기질이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 감정의 강도, 적응 속도 등 선천적으로 타고난 행동 패턴을 의미합니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도 형제마다 기질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저도 직접 겪어보니 이게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뼈저리게 알게..
부모에게 화를 당한 아이는 평균적으로 부모와의 정서적 거리를 먼저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저는 36개월, 21개월 연년생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인데,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거렸습니다. 큰아이가 제 눈치를 살피던 그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기 때문입니다.부모의 불안이 화로 터지는 구조아이에게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부모가 나쁜 사람이라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두 아이를 키워보니, 화는 대부분 특정 감정 구조에서 발생하더라고요.소아과 발달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건 '모성 불안(Maternal Anxiety)'입니다. 여기서 모성 불안이란 아이가 또래보다 뒤처지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엄마, 혹은 아빠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죄책감과 두려움..
솔직히 저는 몰랐습니다. 첫째 아이가 전우치 이야기를 매일 밤 청할 때, 그게 단순한 고집인 줄로만 알았거든요. 이미 내용을 다 외운 책을 아이가 또 꺼내올 때 한숨이 먼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반복이 사실은 아이 뇌 안에서 평생 쓸 회로를 다지고 있는 과정이라는 걸, 저는 한참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같은 책을 100번 읽으면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아이가 책장 앞에 서서 수십 권 중에 꼭 그 너덜너덜한 책만 골라 옵니다. 저도 정확히 그랬습니다. 첫째 아이는 한 책에 꽂히면 일주일이고 이 주일이고 그 책만 읽어 달라고 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침대에 누운 채로 첫 페이지를 통째로 외워서 이야기해 줄 수 있게 됐을 정도입니다.이 행동의 배경에는 1949년 캐나다의 신..